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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R> INSIDE BILL'S BRAIN /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teve_Jobs_and_Bill_Gates_(522695099).jpg

#1 운좋게 성공한 사업가 빌 게이츠?


아마 2011년 겨울이었을 것이다. 21살의 나이로 해군 2함대 위성통신운용병으로 근무하던 시절, 그 나이 때 남자들이 다 그러하듯, 전역 후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갈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기위해 여러가지 노력들을 했는데 그 중 하나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들에 대한 책들을 읽어보는 것이었다. 당시 2함대 도서관은 일반 시립도서관 수준으로 규모가 컸기 때문에 책을 접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읽은 책은 MicroSoft의 CEO 빌 게이츠 에 대한 책이었다. 그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을 풀어놓은 책이었는데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훌륭한 집안에서 태어난, 한 천재의 성공신화

당시에 IT 관련 사업을 했던 사람은 모두 백만장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일까, 책을 읽고나서 큰 울림은 없었다. 오히려 "좋은 시대와 환경에서 태어나 운좋게 성공한 케이스네. 지금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으면 이렇게 성공 못했을걸?" 이런 생각을 하며 그 사람의 성공을 깎아내리기까지 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기에 부정부패가 만연했던 터라 노력과 실력만 가지고는 대한민국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게 당시 우리 또래들의 생각이었다. 아,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노력과 실력만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는 현실.

#2 지금은 어디서 뭐하고 계세요?


그 이후 8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나름의 인생철학이 생겼고 구체적인 계획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 계획들 중 하나는 소규모 브랜드 론칭인데 이를 위해 창업관련 유튜브 체널들을 돌아다니던 중 알 수 없는 체널추천 알고리즘이 나를 Inside Bill's Brain 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이끌었다.

 

인사이드 빌 게이츠 | Netflix 공식 사이트

누구나 궁금한 빌 게이츠의 머릿속. 이 억만장자는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갈까. 그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 그가 추구하는 대담한 목표를 만나본다.

www.netflix.com

 

그동안 내가 알고있던 빌게이츠의 행보는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며 세계 소아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정도.

 

이 영상은 Inside Bill's Brain이라는 영상이 넷플릭스에서 3부작으로 제작되었으며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 간단히 설명해 줬고, 영상이 끝날 때 쯤 나는 넷플릭스 정기 결제까지 마친 상태였다.

#3 노블레스 오블리주


요즘들어 일주일에 꼭 한번씩 하는 습관이 하나 생겼는데 바로 로또복권을 사는 것이다. 5천원어치 자동. 5줄의 무작위 숫자들을 보며 1등 당첨금을 받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40억이 생기면 뭘하지? 뭐부터 살까? 소비에 대한 상상에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근데 40억이 아니라 40조가 생기면 나는 그 돈을 가지고 뭘 하려고 할까? 출근길에 벼락을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람이 당일 퇴근길에 벼락을 맞고 죽을 확률이라는 로또 당첨금보다 1000배가 큰 금액에 대한 상상은 해본적이 없다. Inside Bill's Brain은 그 상상도 못해본 자산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는 MS CEO에서 물러난 뒤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이라는 재단을 설립한다. 부인 멀린다와 본인의 이름을 딴 이 재단은 영리 목적의 투자를 하는 재단이 아닌 국제 사회적 환경 및 재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를 하는 재단이다. 이 재단을 통해 빌은 크게 3가지 일을 하는데 아래와 같다.

 

  1. 개발도상국의 정화 시스템 개선 (화장실 혁명)
  2. 소아마비 예방
  3. 원자력 발전소 혁신

지금도 세계에서 설사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나는 솔직히 충격적이었다.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도 푸세식 화장실을 사용하며, 오물을 퍼다가 강가에 버린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오염된 물은 그 지역 주민들이 마심은 물론, 아이들은 그 물에서 물장구를 치며 뛰어논다고. 이러한 사실을 믿을 수 없었던 빌은 관련 전문가와 이러한 현실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를 바꾸기로 결정, 엄청난 투자를 시작한다. 근데 그 투자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다. 하루에 50억씩 투자를 하고 세계 유명 대학교에 총 상금 90억 규모의 컨테스트를 열어 친환경 화장실에 대한 아이디어를 끌어모은다. 그리고 항공우주산업 장비를 만드는 업체에 자체 정화 시스템 개발을 요청해 옴니 프로세서라는 자체동력으로 동작하는 거대한 정화조 시스템을 개발한다. 이는 실제 세네갈의 수도인 다카르에 설치되어 오물을 태우고, 식수를 생산하고, 태운 열기로 자체 동력을 생산해 꾸준히 동작하는 중이라고. 앞으로 계속해서 투자해 더 많은 지역의 정화시설을 대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Omni Processor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Jump to navigation Jump to search A group of physical, biological or chemical treatment processes to process fecal sludge Omni Processor pilot plant by Sedron technology treating fecal sludge in Dakar, Senegal Omni Pro

en.wikipedia.org

 

소아마비 예방의 경우 중동지역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지도와 인원이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은 지역들에 적절한 의료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많은 아이들이 소아마비로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빌과 멀린다는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고 해결하기로 결정, 빅데이터를 활용한 머신러닝을 활용해 정확한 지도와 지역 주민 인원들을 파악하는데 성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방접종 시스템을 구축해 약 3년만에 소아마비로 인한 유아 사망률을 10%미만으로 끌어 내리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지역의 전쟁과 분쟁들로 인해 의료 서비스를 지원할 수 없는 지역이 많아져 그 비율이 올라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그 망할 해적단들이 의료봉사자들을 추적해 살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원자력 발전소 혁신의 경우 이산화탄소가 가져올 지구에 막대한 영향을 예상하며 가장 많은 애너지원을 생산중인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친환경 애너지 공급원에 대한 고민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간단히 말해 원자력발전소만큼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인 애너지 생산시설이 없으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와 후쿠시마 원전사태에 이후로 국제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위 언급한 두가지 사태는 휴먼장애 즉, 관리자에 의존하는 70년대 당시의 설계에 기반으로 만들어진 시설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들이며 현대화된 설계를 도입하면 절대로 위험하지 않은 원전 운용이 가능하다는게 빌과 멀린다의 생각이다. 이들은 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새로운 설계를 마쳤으며 우선 중국 기업과 손을잡고 중국에 시설들을 지을 예정이었으나 최근 중미 무역전쟁의 여파로 모든 비지니스 계획이 무산되었다고 한다. 미국 내에서는 원전을 짓기가 쉽지않다고 하니 다른 국가와 다시 비지니스 플랜을 꾸려 갈 것이라고.

#4 노력하는 천재 그리고 대의


난 이사진이 참 좋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자강두천" /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teve_Jobs_and_Bill_Gates_(522695099).jpg

#3 문단에서 빌의 여러 자선사업에 대해 소개했지만 Inside Bill's Brain 에서는 인간 빌게이츠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다룬다. 내가 8년 전 도서관에서 본 내용처럼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고 운이 좋았던 것은 틀림이 없으나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으며, 하루에 100억 이상을 벌며 순 자산이 약 100조가 되는 이 순간에도 그는 책을 17권씩 들고다니며 계속해서 노력한다. 누구를 위한 노력일까? 딸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 그저 자신의 성취를 위해서? 여러가지 의문이 들지만 그의 어머니가 늘 강조했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의 멈추지 않는 노력과 도전이 이해가 된다. 지역사회의 큰 역할을 했던 그의 어머니 매리 게이츠가 아들에게 심어준 작은 빛은 시대가 흘러 세계 누군가에겐 세상을 온통 밝혀준 것 같은 큰 축복이 되었다. 그녀가 빌에게 어떤 가치관을 심어주었는지 궁금하다면 영상으로 확인해보시길. 

# 마치며


개인적으로 이 3편의 이야기를 보며 워렌버핏과의 인연을 빌의 어머니가 만들어 주었으며, 그 둘의 만남은 서로의 열정에 기름을 부어주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깊었다. 나는 친구라는 말에 대해 일반적이지 않은 정의를 내리고 있는데 아래와 같다.

"친구"란 나이가 같거나 같은 동네에서 자란 사이가 아니라 서로의 빛나는 가치를 알아보고 그 빛을 더 밝게 만들어 주는 관계 혹은 사이

빌과 그의 아내 멀린다, 빌과 워렌버핏 빌과 그의 동료들.. 서로가 서로를 빛나게 해줬기에 모두 승승장구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빌은 세계의 빛이 닿지 않는 그림자 속에 사는 개발도상국 사람들에게 큰 빛을 선물하고 있다.

 

나는 요즘 일을 하면서 과연 우리 조직은 구성원들끼리 서로 win-win 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가? 고객사와 우리팀은 서로 win-win 하는 관계로 비지니스를 이어가고 있는가? 하는 고민들이 많다. 내가 속한 조직이 건강한 조직일까 와 같은 류의 고민들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1.구조적인 문제이거나 2.구성원들의 문제 둘 중 하나이다. 원인이 어떻던 간에 문제가 생겼을 때 포기하거나 더 열심히 하는 선택지가 있는 경우 늘 Work Harder 를 외쳤다는 빌 처럼 나도 더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빌의 어머니 매리 게이츠가 한 연설 중 한 구절을 소개하며 마치려고 한다.

 

빌의 어머니 Mary Gates / 출처 :  https://www.washington.edu/uaa/leading/mary-maxwell-gates/

우리 모두 성공에 대한 자신만의 고유한 정의를 세우게끔 해야 하고, 우리 자신에 대한 구체적인 기대를 품을 때 그에 부끄럽지 않게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당신이 받거나 주는 것들이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되는지가 중요합니다.
- 매리 게이츠

 


 

사진 출처

포스터 : https://www.imdb.com/title/tt10837476/mediaviewer/rm284056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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